[열린광장] 우주 탐험을 위한 새로운 가능성
테슬라 최고경영자(CEO) 일론 머스크는 인류를 다행성 종족으로 만들기 위해 돈을 번다고 한다. 이의 실현을 위해 그는 2026년에 인간을 화성에 보내고 궁극적으로 화성 이주를 실현한다는 계획이다. 이러한 머스크의 꿈은 이미 지난 2006년 프랑스의 소설가 베르나르 베르베르의 작품 ‘파피용’에서 화려하게 펼쳐졌다. 이 소설은 14만4000명의 지구인이 태양 빛을 추진 동력으로 하는 거대한 우주선을 타고 새로운 행성을 찾아 나서는 이야기다. 그들이 지구를 떠나는 이유는 해수면 상승, 지진, 해일, 신종 돌연변이 바이러스, 심각한 환경오염으로 인해 지구에 더는 구원의 가능성이 없다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우주여행을 위해 필수적으로 요구되는 것이 밀폐된 공간에서 생태계 순환을 재현하는 기술이다. 지금까지 많은 과학자와 사업가가 폐쇄된 인공 생태계를 만드는 실험을 진행해 왔다. 그 대표적인 예로 애리조나주의 오라클에 건설했던 1.3 헥타르 규모의 폐쇄된 인공생태계인 ‘바이오스피어 2(Biosphere 2)’를 들 수 있다. 이 실험의 목적은 인간을 지구 위의 다른 생태계와 물질교환을 하지 않는 고립된 환경에서 살게 하려는 것이었다. 최근엔 우주 비행사들이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식물을 재배하는 데 성공했다. 2015년 우주 비행사들이 주로 붉은색과 파란색의 발광다이오드(LED) 빛으로 재배한 베지-원(Veg-01)이라 불리는 한 묶음의 로메인 상추가 우주에서 첫 번째로 수확한 채소로 소개되었다. 우주 비행사인 스콧 켈리와 키엘 린드그렌, 일본인 우주 비행사 기미야 유이 등 3명이 이 로메인 상추를 살균한 후 올리브 기름과 이탈리아 발사믹 식초로 드레싱을 해서 인류 최초로 우주 공간에서 식사했다. 그리고 2016년에는 붉은 상추, 2017년에는 양배추와 꽃을 재배했으며, 그 후부터는 매년 조금씩 큰 식물들을 재배하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마크 벤데하이가 국제우주정거장에서 약 4개월 동안 칠레 고추를 재배하는 데 성공했다. 미국 항공우주국(NASA)은 국제우주정거장에서 근무하는 우주 비행사들을 위해 약 6개월 분량의 음식과 야채, 그리고 과일을 주기적으로 공급한다. 하지만, 상추나 당근 같은 야채들은 빨리 소비될 뿐 아니라 다음 운송까지 상당한 시간이 걸리기 때문에 공급에 차질이 생길 수 있다. 그래서 NASA는 우주 비행사들에게 비타민이나 영양분을 공급하는 데 큰 도움이 되는 식물 재배를 우주 공간에서 실험하고 있다. 그리고 이러한 실험은 장기적인 우주 탐험을 위한 새로운 가능성을 여는 중요한 계기가 된다. 특히, 2030년대 화성으로의 우주 여행이현실화할 경우 비행사들에게 초록색의 식물들을 재배케 함으로써 스트레스 해소 등 심리적 안정감도 갖게 할 수 있다. 왜냐하면 우주 비행사들이 식물을 재배하면 마치 자신의 집에 있는 듯한 느낌이 들 뿐 아니라 자신이 지구로부터 멀리 떨어져 있다는 생각을 잊을 수 있기 때문이다. 그리고 우주선 내에서 재배한 신선한 야채는 포장 식품에 의존해서 긴 우주여행을 떠나는 비행사들에게 더할 나위 없이 좋은 건강식품이 된다. 특히, 토마토와 붉은 상추는 우주 비행사들에게 산화 방지 성분을 제공해 우주 공간에서 육체적인 건강뿐 아니라 정신적인 행복감도 느낄 수 있게 해 준다. 또한, 우주 공간에서 비행사들을 방사선으로부터 보호하는 작용도 한다. 이러한 우주에서의 식물 재배는 인간을 더 먼 우주 공간에 있는 또 다른 행성을 찾아 나서게도 할 것이다. 그때가 되면 아마 하루하루 더 낯설게만 느껴지는 지구를 떠나도록 부추길지도 모른다. 손국락 / 보잉사 시스템공학 박사열린광장 가능성 우주 우주 비행사들 우주 탐험 우주 공간